추천 도서

바다와 해적이 나오는 책 12권: 소금 냄새가 그리운 독자를 위한 항해 독서 목록

Bookdot Team •
#해적 소설#바다 책#항해 소설#모험 소설#독서 목록#보물섬#모비 딕#북톡#추천 도서#바다 배경 소설
흐린 하늘 아래 일렁이는 바다의 파도

내륙에 사는 독자는 말 그대로 바다와 멀다. 몇 시간을 달려야 해안이 나오고, 창밖에는 주차장이 보인다. 그래도 어떤 책은 입술에 소금기를 묻혀 준다. 바람이 거세질 때 갑판이 내는 삐걱 소리일 수도 있고, 육지가 하나도 없는 수평선이 주는 둔한 공포일 수도 있고, 배 한 척의 선원이 세상과 끊어진 작은 사회라는 사실일 수도 있다.

소설이 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도 거기 있다. 땅과 법을 걷어 내고 사람 몇 명을 수십 미터 나무판자 위에 올려놓으면 모든 갈등이 날카로워진다. 의리, 탐욕, 믿음, 두려움이 금세 드러나고 도망칠 곳은 없다.

이 목록은 그런 기분을 위한 열두 권이다. 호쾌한 책도, 사색적인 책도, 제대로 무서운 책도 있고, 악몽처럼 읽히는 실제 역사도 한 권 들어 있다. 마음에 드는 날씨의 바다를 골라 보시길.

바다 책을 바다 책답게 만드는 것

배가 나온다고 다 바다 소설은 아니다. 잘 쓴 항해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몇 가지 있다.

갇힌 세계. 배는 닫힌 공간이다. 선원이 떠날 수 없듯 독자도 떠날 수 없고, 그래서 배 위의 이야기는 권력과 위계, 누가 먼저 무너지는가를 파고드는 쪽으로 흘러가는 일이 많다.

압도적인 규모. 바다 앞에서 인간은 작아진다. 경이로 쓰든 공포로 쓰든 그 광활함은 육지 이야기가 흉내 내기 힘든 저류를 깔아 준다.

기술과 어휘. 삭구, 조류, 당직, 해도. 좋은 바다 문장은 전문 용어를 숙제가 아니라 분위기로 만든다. 평생 할 일 없는 일에 조금 능숙해진 기분으로 장을 덮게 된다.

신화. 바다는 예부터 괴물과 신, 세상 끝 너머의 이야기를 두는 자리였다. 그리스든 한국이든 서아프리카든 좋은 책은 그 신화를 기꺼이 끌어안는다.

호쾌한 모험의 고전

장르의 뿌리부터 보고 싶다면 여기서 시작하자. 이후 나온 이야기들이 은근히 이 책들에 답하고 있다.

『보물섬』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1883)

소년 짐 호킨스는 어머니가 하던 여관 애드미럴 벤보에서 죽은 선원의 방을 뒤지다 보물 지도를 찾고, 히스파니올라호를 타고 땅에 묻힌 금을 찾아 나선다. 항해에 합류한 요리사 롱 존 실버는 매력과 배신이 반반이다. 앵무새, 의족, 그 모든 연기까지 이후 허구 속 해적 대부분이 이 인물의 영향 아래 있다.

이럴 때 어울린다: 겨울 주말, 따뜻한 음료, 열한 살로 돌아갈 마음가짐. 짧고 빠르고 지금 읽어도 훌륭하다.

『바다 늑대』 잭 런던 (1904)

문학평론가 험프리 밴 웨이든은 여객선 충돌 사고로 물에 빠졌다가 물개잡이 범선 고스트호에 구조된다. 선장 울프 라슨은 잔인하고 영리하며 철학을 인용하길 즐긴다. 험프리는 선실 사환으로 일하며 서서히 변해 가고, 라슨의 존재감이 모든 쪽을 지배한다.

이럴 때 어울린다: 논쟁이 들어 있는 모험을 좋아할 때. 바다만큼이나 권력에 관한 소설이다.

『마스터 앤드 커맨더』 패트릭 오브라이언 (1969)

나폴레옹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오브라이언–마투린 시리즈의 첫 권이다. 대담한 해군 장교 잭 오브리와 의사이자 박물학자인 스티븐 마투린이 등장하고, 두 사람의 우정은 스무 권의 완결 소설로 이어지는 시리즈의 중심이 된다. 시대 고증이 세밀한 문체는 인내심을 들인 만큼 돌려준다.

이럴 때 어울린다: 긴 가을. 아주 큰 배의 출항이니 느긋하게 자리를 잡자.

거대한 고래, 거대한 항해

야심이 바다만 한 책들이라 앞선 고전보다 읽는 품이 좀 더 든다. 그만한 값은 한다.

『모비 딕』 허먼 멜빌 (1851)

이슈메일은 포경선 피쿼드호에 오르고, 선장 에이해브가 자기 다리를 앗아 간 흰 고래에게 복수하려는 개인적 집념을 품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험이자 고래잡이 백과사전이고 집착에 관한 명상이며, 첫 문장 “Call me Ishmael”은 영문학에서 가장 유명한 문장 가운데 하나다.

이럴 때 어울린다: 인내심과 짧은 독서 시간. 곁가지 대목을 장애물이 아니라 바다 공기의 일부로 받아들이면 책이 열린다.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트로이가 무너진 뒤 오디세우스는 괴물과 마녀와 성난 신들로 가득한 바다를 건너 집에 돌아가려고 십 년을 보낸다. 항해 서사의 시조 격인 작품이고, 여성 번역가로는 처음으로 영어 번역을 낸 에밀리 윌슨의 2017년 번역이 읽기 쉽고 생동감 있는 입구다.

이럴 때 어울린다: 모든 바다 이야기의 출발점이 궁금할 때. 키클롭스부터 세이렌까지 각 에피소드는 명성보다 짧고 재미있다.

『파이 이야기』 얀 마텔 (2001)

가족의 동물원을 싣고 가던 화물선이 태평양에서 가라앉고, 파이 파텔은 벵골호랑이 리처드 파커와 함께 구명보트에서 살아남는다. 생존기로 시작한 이야기는 믿음과 이야기하기에 관한 명상으로 번지고, 어느 쪽 이야기를 믿고 싶은지 묻는 대목에서 끝난다.

이럴 때 어울린다: 생각이 많은 날. 두어 번에 나눠 다 읽을 만큼 짧고 오래 남는다.

해적 판타지와 바다 신의 신화

바다에 약간의 마법을 더하고 싶다면 해적과 신화를 엮은 현대 소설이 몇 권 있다.

Daughter of the Pirate King 트리샤 레벤셀러 (2017)

해적왕의 열여섯 살 딸 알로사는 숨겨진 보물 지도 조각을 찾으려고 일부러 라이벌 선단에 붙잡힌다. 문제는 예상보다 영리한 일등 항해사 리든이다. 빠르고 장난스러운 YA 모험이며 적에서 연인으로 가는 기류가 흐른다.

이럴 때 어울린다: 가볍고 빠르고 재미있는 책이 필요한 비 오는 주말.

The Girl Who Fell Beneath the Sea 액시 오 (2022)

한국풍 왕국에 사는 미나는 고향을 휩쓰는 폭풍을 멎게 하려고 바다의 신에게 신부로 바쳐지며 바다에 몸을 던진다. 눈을 뜬 곳은 신과 전설이 사는 영혼의 세계이고,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의 정체를 파헤쳐야 한다. 한국 신화와 민담을 바탕으로 했다.

이럴 때 어울린다: 화려한 판타지 세계관과 호기심과 의리에서 자라는 사랑 이야기를 좋아할 때.

Skin of the Sea 나타샤 보웬 (2021)

심은 요루바 여신 예마자를 섬기는 인어로, 바다에서 죽은 이들의 영혼을 거두는 임무를 맡는다. 살아 있는 소년을 구하려고 규칙을 어기면서 일련의 사건이 시작된다. 마미 와타 전승을 비롯한 서아프리카 신화를 바탕으로 했다.

이럴 때 어울린다: 신화의 결이 짙고 차분하게 슬픈 분위기의 여정 이야기가 당길 때.

낯설고 무서운 바다

사람들은 두려움도 바다에 두었다. 마지막 세 권은 그쪽으로 기운다.

The Ocean at the End of the Lane 닐 게이먼 (2013)

한 남자가 장례식 때문에 서식스의 어린 시절 집에 돌아왔다가 길 끝 농장에 이끌린다. 그곳에서 레티 헴프스톡이라는 소녀는 오리 연못이 바다라고 했다. 아주 오래전 그 여름에 대한 기억은 아름답고도 무섭다.

이럴 때 어울린다: 떨쳐 내기 어려운 꿈 같은 짧은 책이 필요한 조용한 밤.

The Terror 댄 시먼스 (2007)

실종된 프랭클린 북극 탐험대를 소재로 한 허구의 이야기다. HMS 에레버스호와 테러호의 선원들이 얼음에 갇히고,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그들을 쫓는다. 시먼스는 실제 역사에 초자연적 공포를 섞었고 추위와 굶주림과 불안이 생생하다.

이럴 때 어울린다: 담요와 난방기와 튼튼한 비위. 길고 암울하고 잊기 어렵다.

The Wager 데이비드 그랜 (2023)

이 목록의 유일한 실화다. 1741년 영국 군함 HMS 웨이저호가 해군 원정 중 파타고니아 해안에서 난파했고, 생존자들이 남긴 이후의 기록(반란과 고난, 서로 다른 진실)은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부제 “A Tale of Shipwreck, Mutiny and Murder”는 과장이 아니며, 그랜은 이를 스릴러의 속도로 풀어 간다.

이럴 때 어울린다: 몰입감 있으면서 사실인 책이 읽고 싶을 때. 한두 번에 끝낼 각오를 하자.

나만의 항해 서가 꾸리기

이 목록을 독서 계획으로 바꾸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기분에 맞는 바다를 고르자. 가볍고 산뜻한 게 좋으면 Daughter of the Pirate King이나 『보물섬』, 사색적인 날에는 『파이 이야기』나 『모비 딕』, 어두운 쪽이라면 The Terror나 The Wager가 맞는다.

시대를 섞어 보자. 고전 하나에 현대 재해석 하나를 짝지으면 좋다. 『오디세이아』를 읽고 The Girl Who Fell Beneath the Sea를 이어 읽으면 오래된 바다 신화가 어떻게 다시 쓰이는지 한눈에 들어온다.

긴 책은 오디오로. 『모비 딕』과 오브라이언–마투린 시리즈는 지면으로 읽으면 빽빽하게 느껴질 수 있다. 출퇴근길이나 산책 중에 들으면 문장의 리듬이 살아난다.

항해 일지를 남기자. 읽은 책과 감상을 기록해 두면 내가 어떤 바다 이야기에 자꾸 손이 가는지 보인다.

마치며

바다가 독자를 끄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대부분이 상상 속에서만 그곳을 찾아간다는 점이다. 1741년의 갑판을 걸을 수도,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고래를 따라갈 수도 없지만 좋은 책은 바람이 바뀌는 걸 느낄 만큼 가까이 데려다 준다.

지금 마음이 가는 책부터 펴 보자. 해적의 웃음이든, 구명보트 위의 호랑이든, 실제로 있었던 난파든 바다는 기다리고 있다.


나만의 항해 독서 목록을 만들고 모든 여정을 기록해 보세요. Bookdot과 함께라면 쉽습니다.

Download on the App Store

관련 글

자주 묻는 질문

해적이 나오는 책으로 무엇을 읽으면 좋을까요?
고전으로는 이후 거의 모든 해적 이야기의 뼈대가 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을 먼저 권합니다. 현대 판타지 로맨스로는 트리샤 레벤셀러의 Daughter of the Pirate King이 있고, 모험소설처럼 읽히는 실화로는 데이비드 그랜의 The Wager가 좋습니다.
바다 책 목록에 『모비 딕』을 넣을 만한가요?
마음의 준비만 하면 충분히 읽을 만합니다. 허먼 멜빌이 1851년에 쓴 이 소설은 흰 고래를 쫓는 추격전 사이사이에 고래잡이와 박물학 이야기가 길게 끼어 있습니다. 그 대목을 분위기의 일부로 받아들이거나 조금씩 나눠 읽으면 훨씬 수월합니다.
고전이 부담스러운 독자에게 맞는 바다 책이 있을까요?
있습니다. 『파이 이야기』, The Girl Who Fell Beneath the Sea, Skin of the Sea, The Ocean at the End of the Lane은 모두 현대 작품이라 속도감이 있고, The Wager는 스릴러처럼 읽히는 논픽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