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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하이스트 소설: 도둑과 사기꾼, 범죄 설계자들의 이야기

Bookdot T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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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원형 잠금 손잡이가 달린 육중한 철제 은행 금고 문

돈과는 거의 상관없는, 하이스트 소설만이 줄 수 있는 쾌감이 있다. 각자 좁고 강력한 기술 하나씩을 가진 전문가들이 모여, 성공 확률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일 만큼 정교한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이 마지막 순간 실제로 맞아떨어지는 걸 실시간으로 지켜보는 쾌감이다. 하이스트 소설은 본질적으로 전문성에 관한 장르다. 금고털이는 금고를 안다. 위조범은 서명을 안다. 설계자는 경비원의 교대 시간을 분 단위로 안다. 그리고 독자는 그 각각의 지식이 마침내 하나로 맞물려 돌아가는 순간을, 다이얼이 짤깍 소리를 내며 열리는 순간을 지켜본다.

좋은 하이스트 소설과 그저 그런 스릴러를 가르는 건 반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 장르의 걸작들은 크루가 표적에게 정보를 숨기듯 독자에게도 정보를 아껴 쓴다. 계획 단계에서 스쳐 지나가듯 언급된 디테일 하나가 세 챕터 뒤에는 작전 전체를 지탱한 경첩이었음이 드러나는 식이다. 하이스트 소설 애호가들이 유독 재독을 즐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번째로 읽을 때 비로소 처음엔 뻔히 보이는 자리에 숨겨져 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이스트 소설이 성립하는 조건

이 장르를 지탱하는 구조적 선택은 몇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앙상블이다. 하이스트에는 전문가가 필요하고 전문가마다 목소리가 달라야 한다. 모두가 똑같이 말하는 크루는 인물들 사이의 긴장 자체가 무너진다. 다음은 계획과 실행 사이의 간극이다. 독자는 계획을 보여받았다고 믿어야 하고 그 계획이 현실 앞에서 흔들리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 계획대로 아무 사고 없이 흘러가는 하이스트는 거의 재난에 가깝게 지루하다. 마지막은 반전이다. 최고의 하이스트 소설은 정보 하나를 — 때로는 독자에게, 때로는 크루 내부의 다른 인물에게 — 숨겨뒀다가 정확히 필요한 순간에 꺼내 쓴다.

이 장르가 다른 어떤 장르보다 꼼꼼히 읽는 독자에게 보상을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인물의 과거에 관한 사소한 언급, 특정 도구를 유난히 고집하는 습관, 계획을 갑자기 바꾸는 것처럼 보이는 결정. 잘 짜인 하이스트 소설에서는 그중 무엇도 그냥 채워 넣은 문장이 아니다. 거의 모든 문장이 체호프의 총이라고 봐도 무방한 장르이고 그 재미는 챕터를 넘길 때마다 어떤 디테일이 애초부터 장전돼 있었는지를 하나씩 깨닫는 데 있다.

장르를 만든 고전들

『더 핫 록』(The Hot Rock, 1970)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가 범죄 소설의 걸출한 코믹 안티히어로 존 도트문더를 처음 세상에 내놓은 작품이다. 값을 매길 수 없는 에메랄드를 훔치라는 의뢰를 받은 크루가 그 보석을 한 번 훔치고 사고가 터져서 다시 훔치고 또 다른 이유로 또다시 훔치게 되는 이야기다. 웨스트레이크의 재능은 하이스트가 성공하는 것보다 실패해 가는 과정이 훨씬 웃기고 훨씬 긴장감 있다는 걸 알아챈 데 있다. 이 발상 하나로 시작된 도트문더 시리즈가 열네 권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재앙이 점점 커지는 공식이 끝내 질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장은 군더더기 없고 대사는 건조하며 하나의 풀리지 않는 문제가 이야기를 얼마나 멀리까지 끌고 갈 수 있는지 보여주는 플롯의 교과서다.

『리플리』(The Talented Mr. Ripley, 1955)의 저자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는 크루가 움직이는 정통 하이스트보다는 사기꾼 소설 쪽에 조금 더 가깝다. 하지만 톰 리플리를 빼고 범죄 소설의 계보를 이야기할 수는 없다. 리플리는 이 장르에서 가장 섬뜩한 사기꾼이다. 그는 단 한 번의 작전을 계획하지 않는다. 부유한 지인의 삶을 통째로 흡수해 버리는 방식으로 새로운 정체성을 즉흥적으로 만들어내고 그 과정에서 독자의 감정 이입은 조용히, 불편하게 사기꾼 쪽으로 옮겨간다. 하이스미스가 이뤄낸 성취는 기계적이라기보다 심리적이다. 정교한 금고 따위는 등장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소설의 DNA는 이후 등장한 거의 모든 사기꾼 소설 속에 흐른다.

『그레이트 트레인 로버리』(The Great Train Robbery, 1975)에서 마이클 크라이튼은 실제 있었던 범죄를 소재로 삼는다. 1855년, 런던과 폴크스톤을 오가던 기차 안 금괴를 실존 인물 에드워드 에이거가 계획해 훔쳐낸 사건이다. 『쥬라기 공원』으로 이름을 알리기 훨씬 전, 크라이튼은 훗날 공룡 복제를 다룰 때와 똑같은 태도로 이 빅토리아 시대 하이스트에 접근한다. 당시 보안 장치가 정확히 어떻게 작동했고 그게 정확히 어떻게 뚫렸는지에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쏟는다. 공학 스릴러에 가까운 하이스트 소설이며 이 장르에서 소재가 된 절도가 실제로 벌어졌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판타지 하이스트, 불가능한 확률과 가족이 되어가는 사람들

『식스 오브 크로우즈』(Six of Crows, 2015)에서 리 바르두고는 하이스트 소설의 앙상블 구조를 판타지 듀올로지 하나로 완성했다. 각자 도덕적으로 결함 있는 특기 하나씩을 지닌 십 대 범죄자 여섯 명이 모여, 세계관 안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는 작전에 나선다. 대륙에서 가장 삼엄한 감옥에 침투해 세상을 뒤흔들 신약의 비밀을 쥔 남자를 빼내는 일이다. 냉철한 카즈 브레커가 이끄는 이 크루가 청소년 판타지를 대표하는 앙상블로 남은 이유는, 각자의 과거가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정확히 필요한 순간마다 값을 하기 때문이다. 이들 사이의 파운드 패밀리는 하이스트의 구조와 분리된 장치가 아니라 그 구조 자체에서 만들어진다. 후속작 『크루키드 킹덤』(Crooked Kingdom, 2016)은 이 구조적 술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 크루가 자신들이 애초에 이용당했다는 걸 깨달으면서 하이스트 안에서 또 다른 하이스트가 벌어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라이즈 오브 로크 라모라』(The Lies of Locke Lamora, 2006)는 판타지 사기꾼 소설 중 여전히 가장 야심 찬 작품으로 남아 있다. 스콧 린치가 쓴 이 소설에서 로크 라모라는 베네치아를 모델로 한 도시 카모르에서 활동하는 도둑 무리 젠틀맨 바스타즈를 이끈다. 이들의 전문 분야는 단순한 절도가 아니라 도시 귀족을 상대로 벌이는 장기 사기극이다. 몇 달씩 이어지는 정교한 기만극 앞에서는 단발성 은행털이 정도는 소박해 보일 지경이다. 린치는 로크의 유년기 훈련 과정과 지금 무너져 내리고 있는 사기극을 번갈아 보여주는 이중 시간축으로 소설을 짜는데 그 결과물은 하이스트 소설이면서 동시에 애초에 사기꾼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다루는 성장소설이 된다. 문장은 화려하면서도 우스꽝스럽고 린치가 세워놓은 범죄 세계는 자기만의 법과 자기만의 귀족 체계와 잔인한 처벌 방식을 갖춘, 판타지 서브월드 구축의 성취 중 하나로 꼽힌다.

실화와 헤드라인 속 사기극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1980)은 하이스트를 다룬 책 중에서도 드물게 허구가 아니다. 스물한 살이 되기도 전에 항공기 조종사, 의사, 변호사를 사칭하며 수백만 달러 상당의 위조 수표를 유통시킨 프랭크 애버그네일 본인이 스탠 레딩과 함께 쓴 이야기다. 순수한 자서전으로서 이 책이 얼마나 정확한지는 초판이 나온 이후로 줄곧 의문이 제기돼 왔고 후속 취재들은 애버그네일의 극적인 주장 몇 가지에 의구심을 던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확신이라는 것 자체가 어떻게 범죄 도구로 작동하는지, 그러니까 권위처럼 보이는 태도가 어떤 변장보다 효과적으로 사람들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기록으로서 이 책은 사기꾼 장르가 실존 인물을 상상할 때 딛고 서는 토대로 남아 있다.

『아트 포저』(The Art Forger, 2012)에서 B.A. 샤피로는 여전히 미제로 남아 있는 실제 사건에서 소재를 가져온다. 1990년 보스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에서 렘브란트 작품 세 점과 베르메르 한 점을 포함해 열세 점의 미술품이 도난당한 사건인데 지금까지도 해결되지 않았고 텅 빈 액자들이 여전히 미술관 벽에 걸려 있다. 샤피로는 이 도난품 중 하나에 얽힌 계획에 휘말리는 무명 화가를 새로 만들어냈고 소설은 위작 제작의 기술을 하이스트 소설이 금고 구조에 쏟는 것과 똑같은 밀도로 다룬다. 전문가를 속여 넘길 만큼 정교한 안료 화학과 캔버스 노화 지식이 그 자체로 하나의 도구가 되는 셈이다. 미술계 교양 수업을 겸한 사기꾼 소설이라 할 만하며 다 읽고 나면 위작이 실제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상당히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

지구를 벗어난 하이스트, 장르를 벗어난 하이스트

『마션』의 작가 앤디 위어는 『아르테미스』(Artemis, 2017)에서 하이스트 소설의 무대를 달의 도시로 옮긴다. 인류 최초이자 유일한 달 식민지 아르테미스에서 근근이 살아가는 밀수업자 재즈 바샤라는 어느 작전에 휘말리는데 그 작전은 다름 아닌 도시 전체에 산소를 공급하는 산업 설비를 파괴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판돈이 문자 그대로 모두가 숨 쉬는 공기 자체인 하이스트다. 위어는 『마션』을 그토록 만족스럽게 만들었던 그 꼼꼼한 계산, 달의 경제와 궤도 역학까지 일일이 근거를 대는 태도를 이번에도 똑같이 밀어붙인다. 그 결과 저중력, 밀폐된 환경,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생명 유지 경제라는 무대 조건 자체가 지구를 배경으로 한 하이스트 소설로는 나올 수 없는 완전히 새로운 플롯 장치를 만들어낸다.

에드거상 최우수 장편상을 받은 『락 아티스트』(The Lock Artist, 2010)에서 스티브 해밀턴은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이후 말을 잃은 청년 마이클을 주인공으로 세운다. 마이클은 처음엔 그림으로, 나중에는 세상 어떤 자물쇠도 열어젖히는 놀라운 재능으로 대부분의 소통을 대신한다. 해밀턴은 이 인물의 침묵을 성격 묘사에 그치지 않고 소설 구조 자체로 활용한다. 마이클은 감옥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회고하는 형식으로 서술하고 소설은 범죄 신동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결국 그를 붙잡히게 만든 그 사건 사이를 오간다. 자물쇠를 따는 기술을 다른 방식으로는 도무지 이해받을 방법을 찾지 못한 인물의 은유로 쓰는, 이 장르에서 보기 드물게 내면적인 작품이다.

하이스트 애호가를 위한 단편집 한 권

조지 R. R. 마틴과 가드너 도조이스가 함께 엮은 앤솔로지 『로그스』(Rogues, 2014)는 판타지, 범죄, SF, 순문학을 가리지 않고 거짓말하고 훔치고 사기 치며 살아가는 인물들이라는 단 하나의 주제로 스무 편이 넘는 단편을 한자리에 모았다. 스콧 린치가 쓴 젠틀맨 바스타즈 세계관의 중편 한 편도 실려 있는데 로크 라모라의 사이드 스토리이면서 그 자체로도 이 세계관을 처음 접하는 입문작 역할을 톡톡히 한다. 닐 게이먼, 조 아버크롬비, 길리언 플린도 참여했다. 여러 시리즈에 하나하나 발을 들이지 않고도 하이스트와 사기꾼이라는 전통을 장르를 넘나들며 맛보고 싶다면 『로그스』만 한 입구가 없다. 한자리에서 하나씩 읽어도 되는 짧은 분량 안에, 같은 매력을 스물한 가지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잘 짜인 허구의 사기극이란 무엇인가

이 장르에서 그저 잘 만든 작품과 정말 뛰어난 작품을 가르는 건 거의 언제나 같은 지점, 반전을 아끼는 절제력이다. 허술한 하이스트 소설은 트릭이 제대로 힘을 쓰기도 전에 패를 다 보여준다. 강한 작품은 다르다. 웨스트레이크가 『더 핫 록』에서 재앙 위에 재앙을 쌓아 올리는 방식도, 린치가 로크의 훈련 과정과 지금 무너지는 현재를 오가며 시간을 자르는 방식도, 바르두고가 단 한 번의 탈출 작전 안에 여섯 개의 서로 다른 과거를 동시에 값하게 만드는 방식도 마찬가지다. 독자에게 여러 갈래의 실을 한꺼번에 쥐여주면서도 당장 그 매듭을 풀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사기극은 이야기 속 인물들과 독자를 동시에 겨냥한다. 그래서 한 번 읽은 하이스트 소설을 다시 펼치면 전혀 다른 종류의 재미가 생긴다. 트릭이 통하는지 지켜보는 대신, 그 트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지켜보게 된다.

이런 구조적 절제가 배경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기극은 무대가 카모르든, 달 식민지의 산소 정제소든, 실제로 존재했던 빅토리아 시대 기차의 금괴 칸이든 똑같은 뼈대로 돌아간다. 누군가는 신뢰를 쌓아야 하고 누군가는 그 신뢰를 이용해야 하며 독자는 그 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서 있으면서도 결말이 오는 걸 미리 눈치채지는 못해야 한다.

하이스트 독서 기록 관리하기

하이스트와 사기꾼을 다룬 소설은 유독 신경 써서 순서대로 읽어야 보상을 주는 장르다. 3장에 심어둔 디테일이 22장에 가서야 값을 하고 젠틀맨 바스타즈나 식스 오브 크로우즈 듀올로지처럼 뒤 권이 앞 권의 사소한 사건 하나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어야 제 힘을 발휘하는 시리즈도 있다. 이런 장르일수록 독서 기록 앱이 진가를 발휘한다. 시리즈 중 어디까지 읽었는지 정리하고 어떤 반전이 제대로 먹혔고 어떤 반전이 너무 일찍 티가 났는지 남겨두고 다음에 읽을 사기꾼 소설이나 판타지 하이스트를 목록으로 쌓아두는 일이다.

Bookdot을 쓰면 이런 독서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시리즈별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책마다 평점을 남겨 어떤 크루와 어떤 사기극이 유독 잘 맞았는지 기억하고 다음에 도전할 불가능한 작전을 TBR로 쌓아두는 식이다. 트릭이 어떻게 짜였는지 되짚어 보려고 자꾸 다시 펼치게 되는 장르인 만큼, 이미 읽은 책들을 명확히 기록해두면 재독의 재미도 그만큼 커진다.

하이스트 소설이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는, 압박 속에서 발휘되는 전문성이라는 것이 얼마나 만족스러운 구경거리인지를 이 장르가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팀 하나 혹은 뛰어난 거짓말쟁이 한 사람이 오직 계획과 배짱, 그리고 계획이 어긋날 때 즉흥적으로 대응하는 능력만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해낸다. 위에 소개한 책들은 이 장르가 가장 날카로울 때의 모습이다. 이야기를 즐기기 위해 한 번, 그 밑에 숨겨진 장치를 확인하기 위해 또 한 번, 두 번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들이다.


읽어온 모든 크루, 모든 사기극, 모든 불가능한 작전을 기록하라 — Bookdot에서 하이스트 소설 독서를 정리하고 다음 TBR을 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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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하이스트 소설을 처음 읽는다면 뭐부터 시작해야 할까?
빠르고 유쾌하게 시작하고 싶다면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더 핫 록』이 정석이다. 같은 보석을 다섯 번이나 훔쳐야 하는 도둑 무리를 그린, 구성이 탄탄한 코믹 케이퍼 소설이다.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리 바르두고의 『식스 오브 크로우즈』가 더 흔히 추천되는 입문작인데, 앙상블 구조와 불가능해 보이는 작전이라는 설정이 이 장르의 재미를 이미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 안에 그대로 옮겨놓기 때문이다.
하이스트 소설은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나?
직접적으로 그런 경우도 있다. 마이클 크라이튼의 『그레이트 트레인 로버리』는 1855년 영국에서 달리는 기차 안 금괴를 노린 실제 강도 사건을 소설로 옮겼고,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프랭크 애버그네일 본인이 사기꾼으로 살았던 실제 이력을 직접 쓴 책이다. 반면 『아트 포저』처럼 1990년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미술관 도난 사건 같은 실화에서 영감만 받아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지어낸 경우도 있다.
하이스트 소설과 사기꾼 소설은 뭐가 다른가?
하이스트 소설은 보통 한 팀이 온갖 장애물을 뚫고 하나의 정교한 절도를 완수하는 이야기다. 사기꾼 소설은 한 사람, 혹은 소수의 파트너가 특정 대상을 오랜 시간 속이며 진행하는 긴 사기극을 따라간다. 둘은 자주 겹친다. 하이스트를 벌이는 팀원 하나하나가 사실 개별 사기꾼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구조 차이가 이야기의 호흡을 갈라놓는다. 하이스트는 단 하나의 결정적 장면을 향해 쌓이고, 사기극은 반전의 순간을 향해 쌓인다.